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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이 날린 치명타 사탕

건강한웰빙남 2024. 7. 1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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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이 날린 치명타, 사탕

 그녀는 몸통이 배배 꼬인 딸기맛 빙과를 대학생 때 처음 먹었다고 했다. 겉은 바다를 닮은 짙푸른 남색, 속은 사과맛을 내는 흰색, 그 안쪽은 딸기잼처럼 붉은색이 들어간 식인상어 모양의 빙과는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맛보았다고 했다. 이유는 단 하나, 열 살이 되던 해 어린이날 먹었던 파란색 사탕 때문이었다. 친구가 건네준 파란 사탕은 혀는 물론 입술까지 멍이 든 듯 시퍼렇게 물들였다. 그리고는 그날 저녁부터 장이 꼬이는 듯 배가 심하게 아프고 열이 오르고 두드러기까지 돋았다. 아주 심각한 상태의 식중독, 학교까지 빠져가며 한참 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 후 그녀는 더 이상 사탕을 빨아 먹고는 색색으로 물든 혀를 서로에게 쑥 내밀어 보이는 재미를 친구들과 나눌 수 없었다. 사탕은 물론 진한 색소가 들어간 것이라면 빙과류나 청량음료는 물론 이온음료도 마시지 않았다고 했다. 이유는 단 하나, 그 고운 빛깔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필자에게 알레르기 치료를 받고 있는 30대 여성의 이야기다.

 사탕이라고 하면 흔히 단맛을 떠올리고 충치와 비만 걱정부터 한다. 물론 단맛과 고열량이 유발하는 충치와 비만도 큰 문제이다. 당연히 걱정해야 한다. 충치는 이에 붙어 있는 뮤탄스균과 당분이 만나서 생긴다. 사탕이나 엿은 먹다 보면 종종 이에 달라붙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특히 캐러멜처럼 말랑말랑한 사탕류는 치아 틈에 끼기도 쉽다. 당분이 농축된 탓에 점성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사탕은 다른 어떤 식품보다 충치를 유발하기 쉽다. 사탕 같은 설탕류를 먹고 20여 분이 지난 시점이 입속에서 세균 같은 미생물이 가장 잘 번식하는 떄이다. 이미 충치가 생겨 아말감 등으로 치아를 덮어씌운 경우에도 당분은 그 틈 속으로 들어가 충치를 유발한다. 따라서 사탕처럼 단것을 먹고 난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꼼꼼히 해야 한다. 양치질을 할 수 없다면 오이 같은 채소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분이 많아 입 안이 깔끔해지는 느낌을 주기도 하고, 섬유질이 치아 표면을 닦아내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에 가려 색소의 위험이 간과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필자의 환자를 두려움에 떨게 한 것은 바로 타르 색소이다. 사탕과 음료수, 과자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황색4호, 황색5호, 적색2호, 청색1호 등의 색소의 원료는 담배의 검은 진, 아스팔트의 검은 물질인 타르와 원재료가 같다. 바로 석탄의 '아니린'이라는 성분이다. 이런 색소는 앞서 소개한 환자의 경우처럼 복통과 구토, 두드러기 등 신체적인 증상뿐 아니라 성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황색4호 같은 인공색소는 몸속에서 메틸니트로소 효소와 에틸니트로소 효소를 만드는데, 이런 물질들은 뇌의 전두엽에 상처를 입힌다. 전두엽은 판단력, 사고력, 기억력, 의지 등을 관장하는 곳으로 중요한 만큼 뇌에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뇌관문(blood-brain barrier)을 세워두고 있다. 그런데 인공색소는 철분이나 효소와 어울려 쉽게 전두엽까지 침범하곤 한다. 아직 대뇌관문이 완성되지 않은 유아와 어린이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또한 아토피성 피부염,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는 물론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북유럽 등에서는 인공색소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이런 색소에서 유해성을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흔히 청량음료라고 하면 탄산음료인 콜라나 사이다를 꼽지만, 각종 첨가물은 음료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들어간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앞세운 어린이 음료는 물론, 물보다 빨리 흡수된다는 스포츠음료에도 색소와 인공감미료를 포함한 여러 가지 첨가물이 들어간다. 그나마 이런 식품에는 인공색소가 원재료 표시에 들어 있긴 하다. 그러나 낱개 사탕 어디서도 원재료 표시를 찾아보긴 힘들다. 사탕이 한 봉지 가득 들어 있는 큰 포장에는 원재료를 표기해야 하지만, 낱개 사탕처럼 작은 제품의 경우 포장에 원재료를 적지 않아도 되는 '일괄표시' 규정 덕분이다. 뿐만 아니라 산도조절제처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첨가물이 여러 개 사용되거나 이미 혼합된 첨가물을 사용하는 경우 일일이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산도조절제, 혼합제제라고만 쓰면 된다. '일괄표시'라는 규정으로 허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름만으로는 도통 무엇에 쓰는 것인지 알 수 없는 화학물질이 여러 개 나열되면 꼼꼼한 요즘 소비자들이 당연히 의심하겠지만, 이처럼 일괄표시를 할 경우 소비자들은 첨가물이 조금만 들어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사탕은 그저 사탕일 뿐이다. 감기나 충치를 예방한다는 기능성 사탕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설탕과 색소의 향료 덩어리일 뿐이다. 유해물질 함유량의 차이일 뿐 결코 건강에 이롭진 않다. 아이가 달콤한 간식을 원한다면 사탕 대신 배를 주면 어떨까? 시원한 단맛이 갈증도 해소해주고 감기 예방에도 그만이다. 조청을 만들 정도로 단맛이 강하다. 또한 오돌토돌하게 씹히는 석세포는 치아를 청소하는 역할도 한다. ' 배먹고 이 닦기'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배를 먹고 나면 입 안이 개운한 것은 풍부한 수분과 석세포 덕분이다. 딱딱한 석세포는 개운한 느낌만 주는 것이 아니라 이 사이에 낀 치석과 음식물을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간식을 원하는 아이의 욕구도 충족시키고 건강과 건치도 도모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풍부한 수분은 이뇨작용을, 식이섬유와 석세포는 정장작용을 해 노폐물과 독소를 빨리 배출시킨다. 여기에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비타민C와 폴리페놀이 더해져 뛰어난 항암작용까지 한다. 배의 항산화 작용은 갈변되기 전에 먹는 것이 효과가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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